급성장하는 도시, 주거복지 정책은 뒷전

주택정책과 균형발전 전략이 없다면 특례시 승격은 허상

지난 28일, 경기도가 발표한 ‘2024년 주택행정 우수 시·군 평가’에서 화성시는 주택정책의 부재로 눈에 띄는 성과를 내지 못했다. 31개 시,군,구의 주택행정을 평가했는데 주택공급 및 품질향상, 공동주택 관리활성화, 주거복지향상, 주택행정 시책추진 등 주택관련 업무 전반을 평가했다. 청년 주거복지 강화와 공동주택 관리 개선을 통해 대상을 차지한 용인시, 지역 특성을 반영한 정책으로 좋은 평가를 받은 남양주시와 김포시와 달리, 화성시는 체계적인 주택정책 수립에서 큰 격차를 보였다.

© 투데이경인

화성시는 현재 대한민국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도시 중 하나로, 2025년 특례시로 승격을 앞두고 있다. 그러나 특례시 승격을 단순히 행정 구역의 확장으로만 보고 넘어갈 경우, 이 도시는 수도권 내 경쟁 도시들에 밀릴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인구 103만 명을 넘어서며 급성장 중인 화성시, 이제는 체계적인 주택정책이 시급한 상황이다.

하지만, 화성시는 대규모 택지개발과 산업단지 조성에 집중하고 있지만, 이를 수용할 수 있는 주거공간의 질적·양적 확대와 주거복지 정책은 여전히 부재하다. 대규모 개발이 이뤄지고 있는 동탄신도시와 송산그린시티는 비교적 정비된 인프라를 갖추고 있지만, 원도심 지역인 남양, 향남, 송산, 봉담 등은 노후 주거지와 부족한 기반시설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원도심과 신도시 간 균형발전은 그 어느 도시보다 중요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서울대학교 도시공학과의 A 교수는 “화성시는 높은 개발 잠재력과 넓은 면적을 갖추고 있지만, 단기적인 개발 중심 정책만으로는 특례시로서의 위상을 확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에 따르면, 중·장기적인 주택정책과 기반시설 확충이 필수적이며, 이를 통해 균형발전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용인시의 경우, 청년 주거복지 강화와 공동주택 관리 개선으로 높은 평가를 받으며 대상을 차지했다. 용인은 ‘청년 주거지원 플랫폼’과 같은 정책을 통해 주거 문제를 해결하고, 공동주택 관리에서의 혁신을 이뤄냈다. 또한, 남양주, 김포시, 안성시는 지역 특성에 맞춘 맞춤형 주거복지 모델을 도입하며 우수한 성과를 거두었다.

화성시는 이러한 선례를 참고하여 지역에 맞는 주거복지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 예를 들어, 화성시의 경우 수도권 최대 면적을 보유하고 있다는 지리적 강점을 활용해, 신도시 개발뿐만 아니라 원도심 재생 사업에도 집중할 필요가 있다. 중·장기적인 주택공급 계획 수립과 청년 및 신혼부부를 위한 주거지원 정책이 필수적이다. 또한, 원도심 지역의 재개발 및 재건축을 위한 적극적인 정책을 마련하고, 시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정책을 제시해야 한다.

시민 A씨는 “원도심과 신도시 간 균형 발전은 충분히 해결할 수 있는 문제지만, 화성시는 이에 대한 노력이 부족하다”며 “공무원들의 체계적인 교육을 통해 주거정책을 준비하고, 시민들의 목소리를 반영한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원도심 지역 주민들이 느끼는 불편함과 주거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화성시의 핵심 과제임은 분명하다.

화성시가 특례시 승격을 성공적으로 이루려면, 중·장기적 주택공급 계획, 원도심 재생 사업, 청년 및 신혼부부 지원 정책을 포함한 체계적인 주거정책이 필요하다. 이는 단순히 주거공간을 확장하는 것이 아니라, 지속 가능한 도시 발전을 위한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 경기도 도시주택실장은 “도민의 주거 안정과 주거 수준 향상을 위해 시·군 간 협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으며, 화성시는 이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

화성시가 수도권 내 명실상부한 핵심 도시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시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주거정책과 균형발전 전략이 필요하다. 특례시라는 이름에 걸맞은 비전과 정책을 통해 수도권 경쟁 도시들 속에서 새로운 기준을 제시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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